예로부터 붉은 빛의 생명이라 불리는 팥은 황남빵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중요한 원물입니다. 속이 비칠만큼 얇은 피 아래 꽉 들어찬 팥소는 황남빵의 본질 역시 결국엔 팥에 있음을 말해줍니다. 100% 국내산 팥을 엄선하고 고집해온 황남빵이 84년이 지난 지금도 팥 이외의 속재료를 쓰지 않는 까닭은 세계인의 건강에 이 붉은 곡식이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피를 맑게 하고 피부의 오염을 정화하는 사포닌과 붓기를 빼고 혈압 상승을 억제 하는 칼륨이 풍부하며 당뇨 예방과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알려진 팥. 이처럼 전 세대와 인류에 이로운 팥이 빵을 빚는데 필요한 재료의 전부라는 이유로, 황남빵은 1939년부터 지금까지 오직 팥으로만 맛을 내며 팥생태계 구축에 모든 사명을 다하고 있습니다.
크림처럼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한 단맛이 어우러져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최고급 팥소를 탄생시킨 황남빵. 황남빵의 팥소가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3대 째 쉬지 않고 손을 붉게 물들여온 팥심에 있습니다. 가문 대대로 내려온 전통 팥소의 비밀을 계승하며, 장인의 손으로 직접 팥을 삶고 앙금을 내리는데 몰입해온 약 1세기의 시간.
그동안 베일에 감춰진 팥소의 비법을 재현하고자 많은 모방이 시도되어 왔지만, 여전히 시중의 제품들과 황남빵 팥소는 풍미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때로는 자본보다 전통이 우월한 가치임을 가마 앞에서 묵묵히 증명하고 있는 황남빵은, 오랜 시간 연구해온 팥소의 궁극을 보존하려 지금도 온 정성과 기다림을 대물림하고 있습니다.
황남빵은 팥 값이 폭등하거나 빵이 덜 팔리는 날에도 경주에서 나고 자란 팥을 한 톨도 남김 없이 최고가로 전량 수매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우리나라의 국산 팥 자급률을 높이고, 팥 농가의 지속가능한 농경을 지원하는 것만이
최고급 팥소의 품질을 유지하는 방법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100년, 1,000년 뒤에도 우리의 후세들이 이 팥빵을 온전히, 그대로 맛볼 수만 있다면.’ 팥의 역사를 잇고자 시작된 황남팥 계약 재배는, 어느덧 향토 뿌리 기업의 좋은 선례로 자리잡았고 지금은 경주의 자랑이자 상생과 공존의 상징이 되었습니다.